1. 아티스트 소개
<나의 아저씨> OST는 음악 감독 박성일을 중심으로 구성된 Various Artists 앨범이다. 박성일은 이 작품의 음악적 총감독으로서 작곡과 편곡 대부분을 직접 맡았으며, 고요하고 절제된 사운드로 드라마의 정서를 빚어냈다. 가창에는 Sondia, 정승환, 곽진언, 제휘, 빈센트블루 등이 참여했다. Sondia는 원래 이 OST의 가이드 녹음에만 참여했으나, 김원석 감독(연출)이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가창자로 직접 추천하면서 정식 참여하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이후 수많은 드라마 OST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정승환은 깊고 따뜻한 저음으로 평범한 일상의 무게를 노래하는 데 탁월한 보컬리스트이며, 곽진언은 유재하의 명곡을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역할을 맡았다.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아티스트들이 박성일의 세계관 안에서 하나의 일관된 감성으로 모인 것이 이 OST의 가장 큰 강점이다.
* 김원석 감독의 세밀한 연출 미학과 박성일 음악 감독의 서정적인 사운드 스케이프가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낸 앨범. 두 감독은 최근작인 <폭싹 속았수다>에서도 함께 작업
2. 앨범 특징 및 배경
수많은 시청자들의 인생작으로 등극하며 화려한 종영을 맞이한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OST 합본이 2018년 발매됐다. 총 두 장의 CD에 걸쳐 가창곡 10곡과 연주곡(Score) 23곡, 합계 33곡을 담은 대형 편성 앨범이다. CD1에는 드라마의 핵심 감성을 담은 주요 가창곡과 스코어곡이, CD2에는 가창곡의 다른 버전과 추가 스코어곡이 수록되어 두 장을 함께 들을 때 앨범의 전모가 드러난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화려함을 철저히 배제한 미니멀리즘에 기반한다. 어쿠스틱 기타, 피아노, 소규모 현악, 그리고 절제된 보컬이 주된 편성이며, 이 조합이 드라마가 그려내는 중년 남성들의 묵묵한 일상과 청춘의 상처를 담담하게 받아낸다. 스코어곡들은 단순한 배경음악의 역할을 넘어, 대사만으로는 다 담지 못한 인물들의 속마음을 소리로 번역해 내는 기능을 한다. 장르는 드라마 OST이지만, 독립적인 음악 앨범으로도 손색없는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 CD1 1. 그 사나이 – 이희문 2. 어른 – Sondia 3. Dear Moon – 제휘 4. 무지개는 있다 (Band Ver.) – 빈센트 블루 5.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Piano ver.) – 곽진언 6. Title Of 나의 아저씨 (Score) 7. 나의 아저씨 (Score) 8. 마음이 쉬고 싶을 때 (Score) 9. 우리 식구 (Score) 10. 삶의 무게 (Score) 11. 죄책감 (Score) 12. 삼형제 (Score) 13. 현실주의 (Score) 14. 뒷조사(Score) 15. 위험한 아이 (Score) 16. 마지막 자존심 (Score) |
CD2 1. 보통의 하루 – 정승환 2. 무지개는 있다 (Acoustic Ver.) – 오왠 3.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 곽진언 4. 백만송이 장미 – 고우림 5. 숲 – 지선 6. 드러나는 진실 (Score) 7. 퇴근길 (Score) 8. 우린 둘 다 자기가 불쌍해요 (Score) 9. 그들만의 사랑법 (Score) 10. 구겨진 인생 (Score) 11. 사회생활 (Score) 12. 작전 설계 (Score) 13. 덫 (Score) 14. 도청 (Score) 15. 은밀한 거래 (Score) 16. 마음의 거리 (Score) 17. 그런 사람 (Score) |
3. 트랙별 감상
Track 3 — Dear Moon (제휘)
아이유가 작사하고 제휘가 작곡·노래한 곡. 지안(아이유)의 시선에서 동훈(이선균)을 바라보는 것 같은 서늘하고도 따뜻한 감성이 두드러진다. 어쿠스틱 기타 중심의 편곡 위에 제휘의 목소리가 얹히며 마치 달빛이 스미듯 조용히 스며드는 곡이다. 가사의 거리감과 온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이 OST에서 가장 시적인 트랙.
Track 4 — 무지개는 있다 (Band Ver.) (빈센트블루)
현실의 삭막함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의지를 담은 곡. 밴드 사운드가 주는 적당한 무게감과 에너지가 다른 트랙들의 정적인 분위기 사이에서 인상적인 대비를 만들어낸다. 가사와 사운드 모두 이 드라마가 담고자 한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Track 5 —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Piano Ver.) (곽진언)
유재하의 원곡을 박성일 편곡, 곽진언 보컬로 재해석한 트랙. 원곡의 풍성한 편곡을 걷어내고 피아노와 곽진언의 낮은 저음만 남기자, 가사의 의미가 오히려 더 선명하게 살아난다. 남에게 보이는 자신이 아닌, 스스로에게 비친 자신을 바라보는 드라마의 주제의식과 완벽하게 맞닿아 있다.
Track 9 — 우리 식구 (Score)
후계동 사람들의 유대감과 따스함을 담아낸 연주곡. 듣는 것만으로도 정희네 술집에 모여 앉아 있는 듯한 안도감이 밀려온다. 클래식 기타의 구슬픈 울림이 특히 인상적으로, 슬픔과 온기가 공존하는 이 앨범의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하는 스코어곡 중 하나다.
Track 11 — 죄책감 (Score)
드라마 특유의 무겁고 어두운 내면 정서를 대변하는 연주곡. 인물들이 마주하는 내면의 갈등과 오래된 아픔을 묵직한 선율로 담아냈다. 말 없이도 화면 속 인물의 표정을 그대로 읽어내는 것 같은 긴장감과 쓸쓸함이 공존한다.
4. 내가 좋아하는 트랙과 포인트
이 앨범에서 가장 자주 꺼내 듣는 두 곡은 CD1-02 어른 (Sondia) 과 CD2-01 보통의 하루 (정승환) 다.
어른은 드라마의 메인 테마이자, 이 OST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를 가장 압축적으로 담아낸 곡이다. '어른'이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지치고 외로운 속마음을 Sondia의 절제된 보컬이 한 음절도 흘려보내지 않고 담아낸다. 과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깊이 스며드는, 이 앨범의 심장과 같은 트랙이다.
보통의 하루는 CD2의 첫 번째 트랙으로, 드라마에서 지안이 혼자 계단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듣던 장면으로 유명하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그저 버텨내는 일조차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정승환의 깊고 묵직한 보컬이 조용히 일깨워준다. 멜로디보다 목소리 자체가 위로가 되는 곡이다.
5. 총평 및 추천 이유
"상처 입은 영혼들을 감싸는 서늘하고도 뜨거운 음악적 위로"
<나의 아저씨> OST는 단순히 극의 분위기를 돕는 배경음악 모음을 넘어, 인물들의 내면 깊숙한 곳에 숨겨진 외로움과 유대를 소리로 치밀하게 번역해 낸 하나의 완성된 독립 작품이다. 박성일 음악 감독의 지휘 아래, 가창곡과 연주곡은 경계 없이 어우러지며 삶의 고단함과 그 끝에서 마주하는 구원이라는 일관된 정서를 끝까지 유지한다.
Sondia와 정승환의 목소리가 현실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내는 이들을 대변한다면, '우리 식구'나 '죄책감' 같은 연주곡들은 대사로 차마 다 하지 못한 속마음을 여백 없이 채워 넣는다. 특히 화려함을 걷어낸 미니멀한 편곡은 청자로 하여금 기교보다 '진심'에 집중하게 만들며, 앨범 전체를 하나의 긴 위로처럼 느껴지게 한다.
특히 이 앨범의 수록곡 '어른(Sondia)'은 2021년 세계적인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가 자신의 라디오 방송(J-WAVE)에서 직접 선곡하며 '아름다운 곡'이라 극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이 OST가 단순한 드라마 팬들의 감상을 넘어, 음악 자체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방증한다.
드라마를 이미 본 시청자라면 장면 하나하나가 겹쳐지며 배가되는 감동을 느낄 수 있고, 드라마를 모르는 이라도 인디 팝, 어쿠스틱 발라드, 미니멀 피아노 음악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독립적으로 즐길 수 있다. 삶이 조금 버거운 날, 이 앨범 한 장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