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티스트 소개
Fourplay는 밥 제임스(건반), 리 릿나워(기타), 네이선 이스트(베이스), 하비 메이슨(드럼)으로 구성된 미국의 컨템퍼러리 스무스 재즈 쿼텟이다. 각 멤버는 이미 독자적인 커리어로 정상급 반열에 오른 뮤지션들로, 이 팀은 말 그대로 재즈계의 '슈퍼밴드'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데뷔 앨범 Fourplay(1991)는 100만 장 이상 팔리며 빌보드 컨템퍼러리 재즈 차트 1위를 33주 연속 유지했고, 두 번째 앨범 Between the Sheets(1993) 역시 1위에 오르며 골드 인증과 그래미 노미네이션을 받았다. Elixir는 1997년 리 릿나워가 탈퇴하고 래리 칼튼으로 교체되기 전, 오리지널 라인업이 완성한 사실상 마지막 전성기 작품이다. 화려한 솔로 기량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네 명의 유기적인 앙상블을 추구하는 것이 이 팀의 가장 큰 매력이다.
2. 앨범 특징 및 배경
Elixir는 Fourplay의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으로, 1995년 발매됐다. '영약(靈藥)'이라는 제목처럼 지친 마음을 치유해 주는 듯한 매끄럽고 고급스러운 사운드가 앨범 전체를 관통한다. 90년대 컨템퍼러리 재즈, 즉 스무스 재즈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 콜린스(Phil Collins), 패티 오스틴(Patti Austin), 피보 브라이슨(Peabo Bryson)이 보컬로 참여해 앨범에 다채로운 색을 더했다. 패티 오스틴과 피보 브라이슨은 로버타 플랙과 도니 해서웨이의 소울 클래식 "The Closer I Get to You"를 함께 리메이크해 수록했다. 이 앨범은 빌보드 컨템퍼러리 재즈 차트 1위에 올라 90주 이상 차트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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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lixir * 2. Dream Come True 3. Play Lady Play * 4. Why Can't It Wait Till Morning * 5. Magic Carpet Ride * 6. Whisper In My Ear 7. Fannie Mae 8. The Closer I Get To You 9. East 2 West 10. Licorice * 11. In My Corner |
3. 트랙별 감상
Track 1 — Elixir
앨범의 포문을 여는 타이틀곡. 하비 메이슨의 깔끔하고 절제된 드럼 비트 위에 밥 제임스의 정갈한 피아노와 리 릿나워의 섬세한 기타 라인이 교차하며, 듣는 즉시 마음이 편안해지는 마법 같은 효과를 선사한다. 제목이 말하는 '영약'의 무드를 가장 완벽하게 구현한 트랙으로,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단번에 예고한다.
Track 4 — Why Can't It Wait Till Morning (feat. Phil Collins)
필 콜린스가 직접 쓴 곡에 그의 보컬까지 더해진 앨범 내 가장 대중적인 트랙. 특유의 호소력 짙고 진한 감성의 목소리와 멤버들의 절제된 연주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록 밴드의 프런트맨과 스무스 재즈 밴드의 결합이 이토록 자연스럽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Track 3 — Play Lady Play리 릿나워가 밥 제임스의 명곡 "Westchester Lady"에서 샘플을 재해석해 만든 트랙으로, 포플레이 특유의 리드미컬한 에너지가 가장 잘 살아있는 곡이다. 각 세션 악기의 소리가 선명하게 분리되면서도 전체 앙상블의 조화가 뛰어나, 슈퍼밴드로서 Fourplay의 시너지가 무엇인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Track 10 — Licorice
앨범 후반부에서 귀를 사로잡는 곡으로, 밥 제임스의 재치 있는 편곡 능력이 돋보인다. 다소 정적인 흐름이 이어지던 중반부를 지나 변주와 리듬 변화가 매력적으로 전개되며 앨범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전체 트랙 구성에서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균형추 역할을 하는 트랙이다.
4. 내가 좋아하는 트랙과 포인트
이 앨범에서 가장 자주 꺼내 듣는 곡은 단연 Track 5 — Magic Carpet Ride다.
앨범의 숨은 보석이자, Fourplay가 단순한 배경 음악 수준을 넘어 얼마나 뛰어난 테크닉과 리듬감을 지닌 팀인지를 증명하는 트랙이다. 하비 메이슨의 군더더기 없는 드럼과 네이선 이스트의 묵직한 베이스 라인이 만드는 탄탄한 기초 위에 멜로디가 얹히는 구조인데, 말 그대로 양탄자를 타고 부드럽게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이 곡에서는 네이선 이스트의 정교하고 멜로디컬 한 베이스 라인이 곡 전체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되며, 연주곡임에도 전혀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
리 릿나워 특유의 맑고 지적인 기타 톤이 이 곡에서 아주 선명하게 살아 있는데, 이 앨범이 그가 팀에서 함께한 마지막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들으면 그 울림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귀에 착 감기는 멜로디,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가장 음악적인 균형을 절묘하게 잡은 트랙이다. 곡 중간중간에 느껴지는 공간감 덕분에 오디오 마니아들 사이에서 스피커의 해상도를 테스트하는 곡으로 쓰이기도 한다.
5. 총평 및 추천 이유
"네 거장이 쌓아 올린 절제의 미학이 빛나는, 스무스 재즈의 교과서"
Elixir는 네 명의 거장이 빚어낸 '절제의 미학'이 가장 빛나는 명반이다. 앨범 제목처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정화하는 매끄러운 사운드 텍스처를 선사하며, 리 릿나워의 지적인 기타와 밥 제임스의 우아한 타건, 네이선 이스트의 멜로디컬한 베이스, 하비 메이슨의 정교한 드러밍이 한 치의 어긋남 없이 맞물린다. 화려한 기교보다 깊이 있는 조화를 선택한 이 앨범은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련된 도시적 감성의 표준으로 남아있다.
오리지널 라인업의 마지막 앨범이라는 역사적 의미까지 더하면, 이 앨범은 단순한 음악적 성취를 넘어 한 시대의 아름다운 마무리로 읽히기도 한다. 스무스 재즈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에게는 가장 완벽한 입문서가 되고, 장르의 팬이라면 다시 한번 그 매력에 깊이 빠져들게 만드는 앨범이다. 퇴근 후 편안한 조명 아래, 혹은 드라이브 중에 볼륨을 높이고 싶은 밤에 꺼내 들기에 이보다 적합한 앨범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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