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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Review | 앨범 리뷰/J-Music | 일본 음악

요네즈 켄시(米津玄師) - STRAY SHEEP (2020) : 시대의 상실을 위로하는 요네즈 켄시의 거대한 미학적 정점

by nemoworks 2026. 4. 24.

1. 아티스트 소개 : 하치(ハチ)에서 동시대 감수성을 이끄는 아티스트로

요네즈 켄시(米津玄師)는 현대 J-POP에서 중요한 변화를 이끌어온 아티스트다. 2000년대 후반 ‘하치(ハチ)’라는 이름으로 보컬로이드 씬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그는, 2012년 본명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하며 자신의 음악 세계를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갔다. 단순히 노래를 만드는 것을 넘어 작사, 작곡, 편곡은 물론 앨범 아트워크와 영상 작업까지 폭넓게 참여하며, 하나의 통일된 미학을 구축해 왔다. 그의 음악적 뿌리는 록과 일렉트로닉에 닿아 있지만, 이후 힙합과 R&B, 그리고 일부 작품에서는 전통적인 선율의 뉘앙스까지 흡수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형성했다. 이러한 장르적 유연성은 요네즈 켄시(米津玄師) 음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그의 음악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상실’과 ‘불완전함’에 대한 인식이다. 소외된 존재와 내면의 균열을 섬세하게 포착하면서도, 이를 지나치게 비극적으로만 그리지 않는 균형 감각이 돋보인다. 대중적인 멜로디와 문학적인 가사가 결합된 그의 음악은, 동시대 청자들의 감수성과 맞닿아 있으며 일본 대중음악 흐름 속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형성하고 있다.


2. 앨범 특징 및 배경 : 길 잃은 존재들을 향한 밀도 높은 서사

2020년 8월 5일 발매된 요네즈 켄시(米津玄師)의 다섯 번째 정규 앨범 [STRAY SHEEP]은 그의 커리어가 확장되던 시기에 발표된 대표적인 작품이다. 발매 전부터 수록곡들의 뮤직비디오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고, 발매 이후에는 밀리언셀러를 달성하며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동시에 이 앨범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작품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앨범 타이틀인 ‘STRAY SHEEP’은 성경에서 유래한 ‘길 잃은 양’의 이미지에서 가져온 것으로, 현대 사회 속에서 방향을 잃은 개인의 모습을 상징한다. 커버 아트에 등장하는 방호복을 입은 양의 이미지는 발매 시기의 사회적 분위기와도 겹쳐 보이며, 당시의 불안과 고립감을 환기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구성 면에서도 이 앨범은 높은 밀도를 보여준다. “Lemon”, “馬と鹿”, “パプリカ” 등 이미 큰 사랑을 받은 곡들이 포함되어 있어 대중적인 접근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신곡들과의 연결을 통해 앨범 전체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사운드적으로는 이전보다 더욱 정교해진 편곡과 다양한 질감의 사운드가 돋보이며, 화려한 팝적 요소 속에서도 내면적인 정서를 놓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 앨범은 대중성과 완성도를 균형 있게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요네즈 켄시(米津玄師) - STRAY SHEEP (2020) 요네스 켄시 5집 앨범 커버 이미지
  1. 1. カムパネルラ
  2. 2. Flamingo
  3. 3. 感電
  4. 4. Placebo (Vocals – 野田洋次郎)
  5. 5. パプリカ
  6. 6. 馬と鹿 *
  7. 7. 優しい人
  8. 8. Lemon *
  9. 9. まちがいさがし
  10. 10. ひまわり
  11. 11. 迷える羊
  12. 12. Décolleté
  13. 13. Teenage Riot
  14. 14. 海の幽霊 *
  15. 15. カナリヤ

3. 트랙별 감상 : 장르를 넘나드는 정교한 사운드

カムパネルラ(캄파넬라)
앨범의 포문을 여는 이 곡은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 속 인물을 모티브로 삼았다. 도입부의 절제된 피아노와 담백한 보컬은 청자를 자연스럽게 곡의 서사로 이끈다. 이후 점진적으로 레이어를 쌓아가는 편곡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며,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서정적으로 풀어낸다. 앨범의 정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오프닝 트랙이다.

 

感電(감전)
펑키한 호른과 그루비한 베이스 라인이 중심이 되는 트랙으로, 요네즈 켄시(米津玄師)의 리드미컬한 감각이 잘 드러난다. 드라마 MIU404의 주제가답게 도시적인 속도감과 유연한 에너지를 동시에 담아낸다. 다양한 사운드 레이어가 촘촘하게 배치되어 곡의 밀도를 높이며, 힘을 뺀 듯한 보컬 운용이 오히려 리듬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パプリカ(파프리카)
본래 프로젝트 그룹 'Foorin'을 위해 제작했던 곡을 요네즈 본인의 목소리로 재해석한 버전이다. 원곡의 밝은 에너지 대신, 보다 차분하고 아련한 정서가 강조된다. 어쿠스틱 중심의 구성과 민요적인 선율은 자연스럽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단순한 멜로디 안에서도 안정적인 작곡 구조가 돋보인다.

 

まちがいさがし(틀린 그림 찾기)
Masaki Suda에게 제공했던 곡을 직접 부른 트랙이다. 미니멀한 편곡 속에서 가사의 감정이 또렷하게 전달되며, 관계 속에서의 갈등과 회복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초반의 절제된 보컬과 후렴에서의 감정 확장이 자연스럽게 대비를 이루며, 앨범 후반부의 감정선을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4. 추천하는 트랙과 포인트 : 감정의 증폭이 선사하는 깊은 여운

馬と鹿(말과 사슴)
드라마 '노 사이드 게임'의 주제가로 쓰인 이 곡은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이들의 투쟁과 열정을 장엄한 사운드로 그려냈다. 특히 2절 이후 브리지에서 마지막 후렴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인상적이다. 서서히 고조되던 스트링과 리듬이 잠시 멈춘 뒤, 보컬이 다시 치고 올라오는 순간은 강한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점층적으로 끌어올리는 구조가 곡의 핵심이다.

 

 

Lemon
요네즈 켄시(米津玄師)를 대표하는 곡으로, 멜로디와 리듬의 균형이 돋보인다.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신스 사운드 포인트와 세련된 비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곡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리듬을 유지하는 구성은 곡의 몰입도를 높인다. 반복될수록 선명해지는 멜로디 라인은 그의 작곡 감각을 잘 보여준다.

 

 

海の幽霊(바다의 유령)
애니메이션 영화 '해수의 아이'의 주제가로, 넓은 음역을 활용한 보컬과 공간감 있는 사운드가 특징이다. 리버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편곡은 바다를 연상시키는 깊이감을 만들어내며, 여러 보컬 레이어가 어우러져 독특한 질감을 형성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확장되는 사운드는 곡의 메시지와 맞물리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5. 총평 및 추천 이유 : 팝과 예술의 경계를 유연하게 확장한 J-POP의 명반

[STRAY SHEEP]은 요네즈 켄시(米津玄師)의 커리어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그가 2010년대 중반부터 이어온 음악적 시도들이 하나의 완성도 높은 형태로 정리된 앨범이다. 개인적인 감정과 고뇌를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내는 그의 방식은 이 작품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으며,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사운드 역시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이 앨범은 J-POP 특유의 대중성과 더불어, 보다 내면적인 정서를 함께 담아낸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멜로디와 구조를 갖추면서도, 가사와 사운드에는 일정한 깊이가 유지되어 다양한 층위의 감상이 가능하다.

폭넓은 리스너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요네즈 켄시(米津玄師)의 음악 세계를 이해하는 데 좋은 출발점이 되는 동시에, 2020년이라는 시기의 정서를 반영한 앨범으로도 의미를 갖는다. 자극적인 요소에 의존하지 않고 감정을 풀어내는 방식은, 듣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해석과 공감을 남길 여지를 제공한다.